감동적인 이야기 - 편지를 배달하는 시간(time to deliver the letter)

 

썸네일 이미지


작은 우체국이 하나 있었습니다. 하루에 오가는 사람도 많지 않은 곳이었지만, 그 우체국에는 이상한 규칙이 하나 있었습니다. 오후 네 시가 되면, 아직 배달되지 않은 편지가 한 통 남아 있더라도 창구 직원은 꼭 한 번 더 주소를 확인했습니다. 사람들은 그걸 두고 “괜히 시간 낭비한다”고 말하곤 했습니다.


그 규칙을 만든 사람은 그 우체국에서 가장 오래 일한 배달원이었습니다. 그는 비가 오든 눈이 오든 항상 마지막 배달을 서두르지 않았습니다. 자전거에서 내려 편지를 들여다보고, 집 앞에서 한 번 숨을 고른 뒤에야 초인종을 눌렀습니다.


어느 겨울, 오래된 손글씨 편지 한 통이 배달 목록에 올랐습니다. 주소는 있었지만, 수취인의 이름 옆에는 작게 이렇게 적혀 있었습니다.

‘혹시 아직 살고 있다면.’


배달원은 그 문장을 여러 번 읽었습니다. 그리고 평소보다 더 천천히 자전거를 몰았습니다. 주소에 도착했을 때, 그 집은 이미 비어 보였습니다. 대문에는 녹이 슬어 있었고, 창문에는 먼지가 가득 쌓여 있었습니다.


그는 그냥 돌아갈 수도 있었습니다. ‘수취인 불명’ 도장을 찍으면 그만이었으니까요. 하지만 그는 초인종을 눌렀습니다. 아무 소리도 나지 않았습니다. 잠시 후, 그는 대문 옆 작은 우편함을 열고 편지를 넣지 않은 채 그대로 서 있었습니다.


그때, 집 안쪽에서 발소리가 들렸습니다. 아주 느린 발소리였습니다. 문이 조금 열리고, 백발의 노인이 얼굴을 내밀었습니다.

“누구시오?”


배달원은 편지를 내밀며 말했습니다.

“오래된 편지가 한 통 왔습니다.”


노인은 편지를 받자마자 그 자리에 멈춰 섰습니다. 봉투를 열지도 않은 채 손이 떨렸습니다. 그리고 한참 후, 낮은 목소리로 말했습니다.

“이 편지… 보낸 사람이 아직 살아 있을까요?”


편지는 오래전 헤어진 형이 보낸 것이었습니다. 주소를 몇 번이나 고쳐 쓴 흔적이 있었고, 마지막 문장은 이렇게 끝나 있었습니다.

‘혹시 이 편지를 받는다면, 아직 늦지 않았으면 좋겠다.’


노인은 그날 밤, 평생 처음으로 답장을 썼습니다. 글씨는 삐뚤었고 문장은 짧았지만, 분명한 마음이 담겨 있었습니다.

‘나 아직 여기 있다.’


며칠 뒤, 우체국으로 전화 한 통이 걸려왔습니다. 떨리는 목소리였습니다.

“그 편지… 배달해줘서 고맙습니다. 형을 다시 만났어요.”


배달원은 전화를 끊고 창구에 놓인 편지들을 바라보았습니다. 그중엔 급한 것도, 중요해 보이지 않는 것도 섞여 있었습니다. 하지만 그는 알고 있었습니다. 어떤 편지는 종이가 아니라 시간을 배달하고 있다는 것을.


그래서 그 우체국에서는 오늘도 오후 네 시가 되면, 마지막 편지를 다시 한 번 확인합니다. 혹시 아직 늦지 않았을지도 모르니까요.



도도한 쭌냥이

전반적인 과학 분야와 엔지니어링 분야 등 다양한 주제에 관심이 많습니다.

다음 이전